엔의 버킷 리스트


사실 주제도 이걸 IT에 두어야 할지 사회나 경제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가 근미래에 쓰일 미래기술의 집약체임은 분명한데, 지금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가상화폐라는 화폐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필자도 가상화폐를 사봤다. 지금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아니고 이더리움이다.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한 번에 큰돈을 벌려는 목적은 아니고, 이더리움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기대감과 매력 때문에 소액만 사봤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현재 가상화폐는 투기의 목적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주변만 둘러봐도 비트코인으로 얼마를 벌 수 있니 얼마나 오를 거니 하는 이야기들뿐이다. 가상화폐가 가지고 있는 블록체인이나 스마트컨트랙과 같은 기술들, 혹은 가상화폐가 불러올 미래가치에 관해서는 논외다. 물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주식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주식도 미래가치를 보고 정말 가치투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저 차트보고 수익률 따지기에만 급급하지. 다만 주식과 코인은 실체가 있느냐라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주식은 주식회사라는 실체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주식에 투자하면 그 이유가 수익률이건 가치투자건 간에 누군가는 그 투자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그리고 주식의 가치는 실제로 존재하는 주식회사의 실적과 큰 관련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예측도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도 가능하다. 반면 코인은 실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를 예측할 수가 없다. 코인 각각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은 모두 다르지만, 코인은 실물이 아닌 만큼,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 의해서만 가치가 정해진다. 투기적 성격 외에 누군가 이를 통해 득 볼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세금도 없다. 한마디로 코인판은 그저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적어도 정부가 주도하는 실물화폐가 쓰이고 있는 21세기에서는 말이다.


나중에 가상화폐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서 어떻게 쓰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근미래에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건 비트코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먼 미래에 국가의 개념이 사라지고, 세계정부화된다면 그 누구도 중앙에서 통제하지 않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결국 쓰이게 되겠지만, 근미래에 쓰일 가상화폐는 결국 정부 주도적으로 중앙에서 통제하는 가상화폐가 될 확률이 높다. 현재 화폐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역할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정부가 자국 화폐가 뻔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를 공식 통화로 인정하겠는가. 합법화를 한다 하더라도 중앙에서의 통제를 위한 합법화일 뿐 정말 화폐로써의 지위를 인정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코인판은 도박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당분간은 계속 오를지도 모르겠으나, 결국은 근미래에 양지에서 쓰일 수는 없는 화폐이므로 얼마 못가 쇠락할 것이다. 물론 이 속에서 누군가는 돈을 벌어왔고, 앞으로도 돈을 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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